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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만에 그리운 가족 품으로…“편히 잠드소서”

맹수열

입력 2020. 06. 03   16:07
업데이트 2020. 06. 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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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훈처·국방부, 화살머리고지 전투 전사 故 김진구 하사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

 
코로나19 불구 국가헌신 보답 위해 진행
유가족과 협의 거쳐 대전현충원 안장
아들 김대락 씨 DNA 채취 결정적
유가족 “국유단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

박삼득(앞줄 왼쪽) 국가보훈처장이 3일 대구시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 열린 고(故)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유가족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보훈처 제공
박삼득(앞줄 왼쪽) 국가보훈처장이 3일 대구시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 열린 고(故)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유가족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보훈처 제공
화살머리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뒤 67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전쟁영웅의 귀환행사가 3일 열렸다.

국가보훈처와 국방부는 이날 대구광역시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 고(故) 김진구 하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개최했다.

국군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고인은 정전협상 기간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1953년 7월 13일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특히 고인은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아내와 3살 아들을 두고 군에 입대, 정전협정을 2주 남겨두고 전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하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3월 고인을 포함한 전사자 4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고인은 당시 개인호에서 부분 유해와 골절된 상태로 발굴됐다.

국유단은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한 치의 땅도 양보하지 않기 위해 진지를 사수하던 중 적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인의 아들 김대락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서 진행된 유가족 유전자(DNA) 시료 채취에 참여, 아버지의 신원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귀환행사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올해 처음 열린 것이다. 보훈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국가를 위한 헌신에 끝까지 보답하기 위해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하며 행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고인의 아내 이분애 씨와 아들 김 씨 등 유가족 30여 명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허욱구 국유단장, 권영진 대구시장 등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보훈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전사자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하고 참전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한 뒤 박 처장이 호국의 영웅을 최고 예우로 맞이하는 명예선양의 의미를 담은 ‘호국영웅 귀환패’와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고인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아내 이분애 씨는 “남편은 함께 처갓집을 가는 길에 업어주는 등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한 뒤 “남편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끝까지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들 김 씨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전사하신 뒤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시며 사셨다”며 “신원확인이 된 뒤 너무 반갑기도 했지만 지난 세월이 떠올라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준 국유단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는 마음도 전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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